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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아제의 인지발달 이론

KING JESUS 2008. 12. 11. 17:04

Piaget 의 인지발달 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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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발생적 인식론

인지발달의 과정

연구 방법

인지발달 단계

삐아제의 인지발달 이론과 과학교육

순환학습 모형

 

 

서론

 스위스 태생의 유명한 인식론자인 삐아제는 학자로서의 경력을 심리학이 아닌 생물학에서 시작하였다. 그의 초기의 관심은 생물체의 신체적 구조가 어떻게 환경과 상호작용하고 이에 적응하는가 하는 점이었다. 이러한 그의 관심은 점차 인간의 심리적 구조가 어떻게 그의 환경과 상호작용하고, 이에 적응하는 방법을 결정하는가에 관한 연구로 바뀌게 되었다. 그의 의도는 인체에 대한 생물학적인 연구를 지식에 대한 철학적 연구와 관련시키고자 하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그에게는 지식의 획득 과정에 관한 연구는 바로 인간이 그의 환경에 적응하는 문제로 보였기 때문이다. 여기서는 삐아제의 인지발달 이론을 고찰해 보고, 그의 이론이 과학교육에 주는 의미를 알아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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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생적 인식론

 Piaget는 스스로 심리학자라기 보다는 인식론자(epistemologist)라고 불리는 것을 좋아했다고 한다. 그것은 그가 일생을 바쳐 연구한 인식론적인 문제에 얼마나 큰 애착을 갖고 있는가를 말해준다. 인식론은 원래 지식의 근원과 성질을 탐구하는 철학의 한 분야로, 철학자들은 내성과 사변을 통하여 이 문제를 연구하였다. 그러나 생물학의 배경을 가진 삐아제는 인식에 관한 다양한 주장들도 과학적인 방법에 의해서 그 타당성을 시키고, 이 문제를 과학적으로 밝히고자 하였다. 그리하여 그는 유아와 청소년들에게서 수, 분류, 보존, 도덕, 모형으로 나타내려는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발생적 인식론(genetic epistemology)이라는 새로운 학문 영역을 탄생시켰다. 즉, 그가 말하는 발생적 인식론의 과제는 인간에게서 지식이 형성되고 발달되는 메카니즘을 밝히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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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발달의 과정

 삐아제는 인간의 행동에는 반드시 어떤 심리학적인 기본단위와 기능이 관련되어 있다고 보았다. 여기서 기능은 모든 유기체가 유전적으로 타고난 두 가지 경향성을 말하는데, 적응(adaptation)과 조직화(organization)가 그것이다.

 삐아제는 모든 유기체는 환경에 적응하고자 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러한 적응은 동화(assimilation)와 조절(accommodation)이라는 상호 보완적인 과정에 의해서 이루어진다고 보았다. 여기서 동화는 외부로부터의 인지구조를 변형시키는 과정을 의미하며, 조절은 외부의 요구에 응하여 자신의 인지구조를 변형시키는 과정을 의미한다. 한편 유기체는 두 가지 이상의 서로 분리된 체제나 구조를 좀 더 고차원적인 체제나 구조로 통합시키려는 경향성을 가진다. 이것이 모든 유기체가 가지는 조직화 기능이다. 예를 들면 영아는 처음에는 어떤 물체를 쳐다 보거나 잡을 수 있는 분리된 행동구조를 보인다. 그러나 얼마의 기간이 지나면 분리된 두 개의 행동구조를 통합하여, 쳐다보면서 잡을 수 있는 보다 고차적인 구조를 가질 수 있게 된다. 이와 같은 조직화 기능은 모든 유기체의 신체적 구조 뿐만이 아니라 심리적 구조에서도 나타나는 일반적인 기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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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유기체의 적응 기능

 

 이제 이간읜 행동에 관여하는 심리적 기본단위에 대하여 생각해 보자. 태어난지 2개월이 지난 영아는 자신의 손가락이나 주먹을 입술에 대고 빤다. 우리는 이것을 보통 빠는 습관이 생겼다고 한다. 이때 습관이란 것은 규칙적이고 일관성 있는 행동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조직화된 규칙적인 행동 양식을 삐아제는 "도식(scheme)"이라고 불렀다. 즉, 2개월이 지난 영아는 빨기 도식이 형성된 것이다. 그에 의하면 도식은 인간 행동의 기본 단위이며, 영아기에 형성되는 도식은 대부분 경험에 의해서 형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이들 도식은 앞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조직화라는 기능에 의해서 서로 협응하여 하나의 통합된 구조를 형성한다.

 다른 예로 아동들에게 붉고 푸른 구슬을 한 웅큼 주었다고 생각해 보자. 이 경우에 4-5세의 아동들은 단지 가지고 놀기만 한다. 그러나 7-8세의 아동들은 구슬을 붉은 구슬과 푸른 구슬로 나누는 행위를 보인다.

 그것은 이 연령에 있는 아동들은 사물에 대하여 정신적 조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이 연령에 있는 아동들은 분류 조작을 할 수 있는 인지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삐아제에 의하면, 서로 다른 도식은 적응과 조직화라는 기능의 결과로 보다 능률적이고 큰 단위인 인지구조로 변형되고, 이러한 인지구조는 또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평형화 과정의 메카니즘은 교육과 매우 밀접히 관련시켜 생각할 수 있고,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주기 때문이다.

 인지구조가 외부로 부터의 자극에 직면했을 때, 이들 양자 사이에 동화와 조절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면 이들은 평형을 이루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들 사이에 지적 갈등이 생기면, 유기체는 이 갈등을 해소하고 새로운 평형을 이루고자 한다. 삐아제는 지적 갈등을 해결하고 새로운 평형을 이루는 과정을 평형화 과정이라 하고, 새로운 평형은 유기체가 자신의 인지구조를 변화시켜 갈등을 해결하므로써 가능하다고 보았다. 따라서 그의 이론에 의하면, 평형화 과정은 인지 발달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고, 이는 과학교육에 많은 시사점을 준다. 왜냐하면, 평형화 과정은 기존의 인지구조에 갈등을 유발시킬 수 있는 상황을 제공할 수 있는데서 시작될 것이며, 교사의 교수활동에 의해서 이러한 상황의 의도적인 제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인지구조는 결국 반복되는 평형화 과정을 통해서 보다 상위의 심리적 구조로 발달되며, 개인이 어떤 특정한 상황하에서 보여주는 행동은 인지구조의 특성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삐아제 이론에 의하면, 인지구조의 특성은 어린이부터 성인에 이르기 까지 매우 천천히 발달되므로, 생의 일정기간 동안에 보여주는 개인의 행동은 다양한 과제와 상황에 대하여 일관성을 보여주며, 이러한 일관성은 발달단계를 형성한다.

 삐아제는 인간이 태어나서 성인이 되기까지 거치는 주요 발달단계를 감각동작기(0∼2세), 전조작기(2∼7세), 구체적 조작기(7∼12세), 형식적 조작기(12세∼성인)의 4단계로 구분하였다.

 

그림 2. 인지발달의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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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방법

 아동의 인지발달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삐아제는 몇 가지의 서로 다른 탐구방법을 사용하였다. 그것은 탐구하고자 하는 문제의 성격이나 대상 아동의 연령에 따라 적절한 탐구방법이 있으리라는 전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1) 사실적 관찰법

 삐아제의 초기  연구는 주로 영아에 대한 연구에 집중되었는데, 그 방법은 부분적으로 사실적 관찰법과 비형식적 실험법을 사용하였다. 그는 어떤 특별한 실험 장치나 도구를 사용하지 않고, 자신의 세 자녀를 있는 그대로의 자연 상태에서 주의 깊게 관찰하였다. 예를 들면, 그는 아기의 침대 곁에서 앉아서 영아의 노는 모습을 주의깊게 관찰하고 기록하였다. 그리고 영아의 행위에 대한 해석을 통하여 그의 심리적 구조를 추리하였다. 경우에 따라서는 이와 같은 사실적 관찰법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한 두가지의 간단한 장치를 이용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그러한 경우에도 조건이 완전히 통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와같은 실험법은 비형식적이다. 그의 이와 같은 연구방법은 연구대상이 너무 적어서 결과를 일반화 시키기 어려우며, 인과관계를 정확히 알아낼 수 없으리라는 점 등이 단점으로 지적되었다. 그러나 그가 매우 뛰어난 관찰력의 소유자이며, 자녀를 대상으로 하였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라면 간과하기 쉬운 것까지도 면밀히 관찰할 수 있었고, 해석상의 미묘한 문제에 대하여 통찰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는 점 등이 그의 연구결과에 신뢰성을 더해줄 수 있었다. 삐아제의 관찰 결과가 후에 많은 학자들의 연구에 의해서 확인되었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 해준다.

 

 2) 임상법

 삐아제는 초기 연구에서 영아에 대한 것 뿐만 아니라 아동의 사고발달에 관한 연구에 많은 시간을 투여하였다. 그는 주로 아동이 주변에서 관찰할 수 있는 자연현상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알아내고자 하였다. 예를 들면, 꿈에 대한 아동의 생각은 무엇이며, 물 위에 배가 떠 있을 수 있는 이유를 어떻게 설명하는가 등이다. 그는 이와 같은 연구에서 아동의 생각을 정확히 표현하는데 매우 어려움을 느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따라서 아동의 생각을 정확히 이끌어 내는 방법이 이 연구에서 매우 중요한 과제로 등장하였다.

 아동의 생각을 구김없이 알아낼 수 있는 방법으로 삐아제는 임상법을 생각하였다. 임상법은 의사가 환자의 병을 정확히 진단하기 위하여 질문을 통하여 환자의 증상을 객관적으로 알아내는 방법이다. 그는 힌트에 의해서 무의식적으로 아동의 사고를 왜곡시키지만 않는다면, 임상법은 아동의 응답에 따라서 융통성 있게 질문을 함으로써 정확히 그들의 사고를 추적할 수 있는 매우 좋은 방법으로 생각하였다. 그러나 이 방법에 의한 연구 결과는 아동의 생각을 이끌어내는 사람이 매우 훌륭한 질문자라는 전제가 만족되었을 때 믿을만 하다. 그러나 삐아제는 이러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연구가 앞으로 보다 정밀한 연구를 위한 탐색적 연구의 수준에서 이루어졌으며, 그러한 목적을 달성하기에 임상법은 매우 유용한 연구 방법임을 주장하였다.

 

 3) 수정 임상법

 임상법은 아동의 생각을 탐색하는데 매우 유용한 방법임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언어에 의존한다는 문제점이 있다. 아동은 어른의 질문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 할 수 있다. 특히 언어만으로 의사를 전달할 때에는 더욱 그러하다. 또한 질문을 정확히 이해했다 하더라도 자신의 생각을 언어로 정확히 표현한다는 것은 더욱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삐아제는 구체적 물체를 조작하면서 질문하고, 아동이 응답할때에도 구체적 물체를 조작해 보이면서 답변하는 수정 임상법을 새로이 도입하였다. 수정 임상법을 이용하면서 삐아제는 소위 '역힌트법'의 전략을 활용하였다. 역힌트법은 아동에게 그의 생각과 상반되는 관점을 제시하는 전략이다. 이는 아동의 생각이 얼마나 견고하고 일관성 있는지를 알아낼 수 있는 유용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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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발달 단계

 삐아제는 연구 결과에 바탕을 두고 연령에 따라 각 발달단계를 구분하였지만, 각 단계에 해당하는 연령은 환경에 따라 늦거나 빨라질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중요한 의미를 갖지 않는다. 다만 각 단계가 구조화된 전체로서의 고유한 특성을 가지며, 개인은 일생에 걸쳐 연령에 따라 일정한 순서의 발달단계를 거친다는 점이 중요하다.

 그러면 그가 발달 단계를 구분한 핵심적 기준은 무엇일까? 그의 이론은 '개인이 보여주는 행위는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심리적 구조의 작용에 의한다'는 가정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리하여 그는 앞에서 언급한 연구 방법에 의해서 내면화 되어 있는 인지구조의 특성을 알아내고자 하였다. 그 결과 일생을 통한 인지발달 과정에서 보여주는 개인의 행동은 그의 사고가 조작적인가 혹은 아닌가에 의해서 특징적으로 구분이 되며, 조작적 사고는 7세를 전후해서 형성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여기서 '조작(operation)'이란 심리학적으로 내면화된 정신적 행위를 의미하며, 조작들은 서로 분리되어 존재하지 않고 구조화된 전체의 형태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 조작의 구체적 의미는 각 발달단계의 인지적 특성을 논의하면서 더 설명하기로 한다.

 

 

그림 3. 인지발달 단계의 구분

 

이제 각 발달 단계에서 나타나는 인지 구조의 특징을 간단히 살펴 보기로 하자.

 1) 감각동작기 (Sensorimotor Period)

 감각동작기의 초기에 있는 영아는 아직 미분화된 상태에 있다. 따라서 자기 자신을 주변 환경과 구분하지 못하며, 바라는 것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한다. 또한 그의 관심은 지극히 자기 자신에 한정되어 있다. 예를 들면, 이 시기의 영아는 바로 자신의 앞에 있는 물체는 인식하지만, 조금만 시야에서 벗어나면 그 물체의 존재를 의식하지 못한다. 삐아제는 이를 두고 사물개념이 아직 형성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점차 성장하면서 영아는 미분화된 상태에서 자신을 환경으로부터 어느 정도 구분할 수 있는 상태로 발전한다. 즉, 자신으로부터 점차 탈중심화 한다. 예를 들면 영아는 이제 사물이 독립적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자신의 바람과는 무관하게 사물 자체의 성질이 있음을 알게된다. 따라서 감각동작의 후기에는 사물개념이 완전히 형성된다. 이와 같이 이 단계에서는 영아는 예상, 관계, 공간, 시간 등의 개념을 초보적인 동작의 수준에서 형성하게 된다.

 

 2) 전조작기 (Peroperational Period)

 이 시기의 아동은 영상이나 언어 등과 같은 상징적 표현에 의해서 자신이 접하는 세계를 나타낼 수 있는 인지 구조를 형성하게 된다. 이와 같은 인지 구조의 형성은 그들의 사고가 작용하는 영역의 범위를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확장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사고는 조작적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운 여러 가지 미숙성을 보인다.

 삐아제의 연구 결과를 예로 들어보자. 4∼5세 된 아동들에게 <그림 4>에서와 같이 같은 크기의 두 개의 비커에 같은 높이 만큼의 물을 넣고, 어느 쪽 물의 양이 많은지 물으면 양쪽이 서로 같다고 한다. 사실 이와 같은 그의 응답은 그렇게 놀라운 것이 아니다. 이제 아동들이 보는 앞에서 비커 B에 들어 있는 물을 C와 같은 모양의 그릇에 붓고, 비커 A에 들어 있는 물의 양과 그릇 C에 들어 있는 물의 양을 비교하도록 하면, 그들은 그릇 C에 있는 물의 양이 많다고 응답한다. 그들이 그렇게 응답한 이유를 물으면, C에서 물의 높이가 높기 때문이라고 대답한다. 이것은 그들의 사고가 지각상의 변화에 지배되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5-6세의 아동들에게 마찬가지 질문을 하면, 그들은 때에 따라 다르게 응답한다. 어떤 경우에는 C에서 물의 높이가 높기 때문에 그릇 C에 든 물의 양이 많다고 하고, 어떤 경우에는 비커 A의 폭이 넓기 때문에 비커 A에 든 물의 양이 많다고 한다. 이들은 물론 4-5세 아동들에 비하여 물의 양에 영향을 주는 변인을 더 생각하지만, 그들의 영향을 동시에 고려하지 못하고, 때에 따라 어느 한 변인에 의한 영향에 집족하는 한계를 벗어나지 못함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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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물의 양 보존

 

 3) 구체적 조작기 (Concrete Operational Period)

 이 단계에 있는 아동들의 인지 구조는 전조작기에 있는 아동들에 비하여 현저하게 발달된 형태를 띤다. 물의 양에 관한 앞에서의 실험 결과를 예로 들어 보자. 이 시기의 아동들은 그릇의 모양에 관계 없이 물의 양이 서로 같다는 것을 이해한다. 그리고 그들에게 그렇게 생각한 이유를 물으면, 몇 가지 중에서 한 가지의 이유를 댄다. 즉, 그들은 C에 든 물을 다시 B에 부으면 A와 같은 높이로 되기 때문이라고 대답한다. 이 경우에 아동에게는 부정의 논리(negation)가 형성되어 있다고 한다. 어떤 아동은 물을 붓는 과정에서 더하거나 빼지 않았으므로 물의 양은 서로 같다고 대답한다. 이를 흔히 동일성 논리(identity)라고 한다. 또 어떤 아동은 C에서 물의 높이는 높지만 대신에 그릇의 폭이 좁으므로 결국 물의 양은 같다고 대답한다. 이 경우에 아동에게는 상보성의 논리(reciprocity)가 형성되어 있다고 한다.

 이와 같은 구체적 조작기 아동들의 응답으로부터, 이들은 전조작기 아동들과는 달리 문제에 영향을 주는 한 변인에 집중하지 않고 여러 변인들을 동시에 고려 하며, 그들의 관심이 상태 혹은 결과뿐만 아니라 과정에도 집중하는 특징을 보여주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한 변인의 영향을 보완 혹은 상쇄해 주는 관계를 이해하는 가역적(reversible)사고가 형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이 단계의 아동들에게 조작적 논리가 형성되어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단계에 있는 아동들은 이러한 조작적 논리가 구체적 사물이나 현상에만 국한되어 적용된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그것은 이 단계의 조작이 하나의 구조화된 전체로서 통합되어 있지 않음을 의미한다.

 

 4) 형식적 조작기(Formal Operational Period)

 구체적 조작기에 있는 아동들이 현존하는 사물이나 현상에 국한하여 조작적 사고가 가능한데 비하여, 이단계에 있는 청년들은 현존하는 것을 초월하여 여러 가지 가능한 경우를 가정한다. 예를 들면, 새로운 과학문제에 직면했을 때, 그들은 단지 관찰 가능한 실험 결과에만 집착하지 않고, 그 상황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가능한 모든 경우를 동시에 생각하기 때문에, 실제로 나타난 현상은 가능한 여러 결과중의 하나에 불과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한다. 따라서 여러 개의 변인을 동시에 고려하여 연역적으로 가설을 세우며, 그 가설의 타당성을 검증하기 위하여 체계적으로 실험을 설계하고 수행한다. 즉, 가능한 모든 경우를 고려하여 가설 연역적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그러므로 이 시기에 있는 청년들의 사고 구조는 고도의 평형상태를 이루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이는 그들의 인지 구조가 다양한 새로운 문제 상황에 효과적으로 적응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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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아제의 인지발달 이론과 과학교육

 삐아제는 원래는 교육에 대해서 큰 관심을 나타내지 않았었지만, 그의 이론이 1950년대 말에서 1960년대 초에 걸쳐 일어난 미국에서의 수학 및 과학교육의 개혁에 큰 영향을 미친 후, 교육에 관한 자신의 관점을 그의 저서 '교육과학과 아동심리학(1970)'과 '이해와 창조(1973)'에서 밝히고 있다. 그의 교육관은 그동안 훌륭한 교육학자로 등장했던 루소, 프뢰벨, 듀이 등과 크게 다른점은 없지만, 과학적인 연구를 토대로 당시까지 전통적으로 받아들여온 학습과 아동에 대한 기본 가정의 허구성을 분명하게 조명함으로써, 그들의 주장을 좀더 확실하게 타당화시켜 주었다. 특히 그의 주장은 당시의 교육을 지배하던 급진적인 환경론과 경험주의적 피상성을 극복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제 그의 이론이 교육, 특히 과학교육에 주는 의미를 고찰하고, 그의 이론을 적용한 연구결과들이 과학교육의 실천에 주는 시사점을 논의해 보기로 하자.

 

 1) 삐아제 이론이 과학교육에 주는 의미

 삐아제 이론이 교육에 시사하는 바는 첫째, 아동의 언어와 사고는 성인과는 다르다는 점이다. 따라서 교사는 자신이 가르치는 대상 학생들의 사고 특성을 잘 파악하고, 그들의 이해 방식에 맞게 교수내용을 구성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하면 수업이 아동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로, 진정한 의미의 학습은 학생들의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활동에 의해서 가능하다는 것이다. 언어에 의존한 수업은 일반적으로 비효과적이다. 어린 학생들에게는 더욱 그러하다. 아동은 자연 현상에 대한 이해를 수동적인 관찰이 아니라 적극적인 활동에 의해서 넓혀 간다. 이는 어느 연령에 있는 아동이든 마찬가지이다. 즉, 활동 중심의 수업이 이루어져야 진정한 학습이 이루어 진다는 것이다. 셋째, 학생들은 학습경험이 어느 정도 새로워야 흥미를 느끼고, 따라서 학습효과도 높다는 점이다. 새로이 도입되는 학습경험은 학생들에게 자신의 인지 구조에 무리 없이 동화될 수 있을 정도로 친근해야 되지만, 동시에 지적 갈등을 제공할 수 있을 정도로 새롭고 도전적이어야 한다. 그래야 지적 호기심과 내적 학습동기가 유발될 수 있고, 학습효과도 촉진될 수 있다. 넷째, 학생들은 수업 과정에서 서로 토론하고 논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그것은 수업중의 물리적 경험이 학생들간의 상호작용을 수반할 때 보다 의미있는 이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섯째, 삐아제는 아동의 기본 과학개념 발달과 사고의 발달에 관한 풍부한 연구 결과를 제공하고 있다. 이들 자료는 특정 연령에 있는 아동들이 가지는 학습의 한계를 예측 가능하게 할 뿐만 아니라, 교육과정의 평가나 새로운 학습활동의 개발에 지표로 이용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삐아제의 임상적 연구 방법은 학습 진단이나 평가에 매우 유용하게 이용될 수 있으며, 교사들이 학습을 촉진시킬 수 있는 발문 기술을 익히는데 활용될 수 있다.

 

 2) 인지발달에 관련된 연구

 삐아제 이론에 의하면, 15-16세의 연령층 즉, 고등학교 수준에 있는 학생들은 최고의 사고 수준인 형식적 조작기에 있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이에 관한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들은 이러한 예상이 잘못된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한종하(1982) 등은 비교적 대규모 표집집단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14-16세 연령층에 있는 우리나라 학생들의 80% 정도는 구체적 조작기에 있고, 20% 정도가 형식적 조작기에 있음을 밝히고 있다. 비교적 소규모 집단을 대상으로 한 연구이기는 하지만 다른 연구에서도 중학생은 60%, 고등학생은 40% 정도가 구체적 조작기에 있으며, 형식적 조작기에 있는 학생들의 비율은 각각 10%, 20-30% 수준이고, 나머지는 과도기에 있는 것으로 밝히고 있다(최병순, 1987; 문홍무 외, 1987). 이러한 연구 결과들은 교육과정이나 교과서의 개발 과정에서 목표를 설정하고, 교수내용을 선정 및 조직하는데 주요한 점을 시사한다고 말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실제로 구체적 조작기 혹은 형식적 조작기에 있는 학생들이 구체적 혹은 형식적 사고를 요구하는 문제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문홍무와 최병순(1987)은 435명의 고등학교 1학년 남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생들의 지적 발달 수준과 화학 내용이 요구하는 조작 수준과의 관계를 알아보는 연구에서, 구체적 사고를 요구하는 문항에서는 구체적 조작기나 형식적 조작기에 있는 학생들 모두 80% 정도의 성취도를 보였지만, 형식적 사고를 요구하는 문항에서는 구체적 조작기에 있는 학생이 50% 정도의 성취도를 보인데 반해, 형식적 조작기에 있는 학생들은 70%의 성취도를 보인다. 이는 학생들의 인지 발달 수준과 학습내용의 이해 사이에 매우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며 다른 연구 결과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이원식 외, 1979; 한종하 외, 1982). 이러한 연구 결과에도 불구하고,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 다루고 있는 과학내용이 요구하는 인지 수준을 분석한 결과에 의하면, 중학교에서는 50% 정도,(최병순 외, 1987), 고등학교에서는 80% 정도(이원식 외, 1979; 문홍무 외, 1987)의 교수내용이 형식적 사고를 요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이들 연구는 학생들의 인지 수준과 학습내용이 요구하는 사고 수준 사이의 괴리를 어떻게 해결함으로써 학습효과를 높일 수 있겠는가 하는 문제가 매우 중요한 과제임을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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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환학습 모형

 인지발달에 관련된 연구 결과는 성인이 되었다고 모두 형식적 사고가 가능한 것은 아님을 말해준다. 따라서 우리는 학생들의 인지 수준에 조화가 되는 교수 내용과 방법을 통하여 교수활동을 전개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보다 바람직하기는 교수내용이 학생들에게 적절한 수준에서 새롭고 도전적이어서 교육을 통하여 인지 발달을 도울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주장은 아동이 최고의 사고 수준에 이르는 연령이 늦어지거나 혹은 아예 이르지 못하는 이유는, 인지 발달의 지체를 막아주기 위해서 우리는 학생들에게 어떤 학습환경을 제공해야 할까? 비록 어떤 과정을 통해서 인지 발달이 일어나는지 자세한 메카니즘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그 이행과정을 촉진시킬 수 있는 교수 방법은 많이 소개 되고 있다. 그 중에서 비교적 잘 알려져 있는 것이 SCIS(Science Curriculum Improvement Study) 그룹의 Karplus 등(1974)에 의해서 개발된 '순환학습 모형'이다.

 순환학습 모형은 원래 국민학교 수준에서 과학의 기본개념 학습을 촉진시키고, 사고 기능을 개발하기 위하여 SCIS프로그램에서 도입한 학습 모형으로서, 상호 관련된 세 단계 - 탐색, 개념도입, 개념응용 - 로 이루어져 있다. 많은 연구 결과들은 이 모형을 이용한 수업이 중·고등학교와 대학교 수준에서 형식적 사고가 요구되는 학습내용의 도입에도 매우 효과적임을 밝히고 있다(Steiner, 1980; Whisnant, 1982; 홍순경 외, 1991). 이제 각 단계에서의 학습활동을 간단히 기술하면 다음과 같다.

 

 가) 탐색 단계

 탐색 단계에서는 주로 학생들이 간단한 실험을 수행한다. 이 단계에서 의도하는 바는, 학생들이 이전에 흔히 접할 수 없었던 현상에 직면함으로써 현재 자신의 인지 구조에 의해서 쉽게 동화시킬 수 없는 새로운 상황을 맞게 하는 것이다. 이때 학생들은 삐아제가 말하는 '비평형 상태'인 인지갈등을 느끼게 되고, 이러한 갈등은 현상에 대한 면밀한 관찰, 실험의 수행, 자료 수집 및 분석, 추론 등의 과정과 사회적 상호작용(학생들간, 학생과 교사, 혹은 그룹 토의)에 의하여 평형화 과정(혹은 자기 조정 과정)으로 유도된다. 이 단계에서의 학습 활동은 주로 학생들 자신에 의하여 이루어 지고, 교사는 단지 안내하는 역할만을 담당한다.

 

 나) 개념도입 단계

 개념 도입 단계에서는 밀도, 가속도, 화학평형 등과 같이 가르치고자 하는 개념이나 원리를 탐색 단계에서의 활동에 바탕을 두고 도입한다. 이 단계에서의 개념도입은 필름, 비디오 테이프, TP 등과 같은 시청각 재료를 이용하거나, 교사의 직접적인 설명 등 다양한 방법을 이용할 수 있다. 이 단계에서의 활동으로 학생들이 탐색 단계에서 느꼈던 인지 갈등은 해소될 것이다. 즉, 학생들의 인지구조와 외적 자극 사이에 평형상태가 형성될 것이다. 그러나 이 단계에서는 완전한 평형에 이르기 보다는 여전히 어느 정도의 비평형 상태가 지속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때문에 개념 응용 단계가 중요하고 필요한 것이다.

 

 다) 개념응용 단계

 이 단계에서는 탐색 및 개념도입 단계를 통하여 획득한 개념, 원리 혹은 사고 패턴을 다시 새로운 상황에 적용시켜 봄으로써, 평형화 과정을 위한 구체적 경험과 시간을 더욱 확보하고, 개념도입 단계에서의 평형상태를 더욱 심화시켜, 인지구조의 내면화를 도와준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므로 개념응용 단계에서의 활동은 교사의 설명을 자신의 경험에 적절히 소화시키지 못하거나, 개념적 재조직화가 느린 평균 이하의 학생들에게는 더욱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Karplus, 1977). 이런 학생들에 대해서는 그들의 어려움을 확인하고, 이를 해결하여 주기 위해서 개인적인 접촉을 유지하는 것은 인지 발달의 관점에서 매우 의미있는 일이다.

 탐구-개념도입-개념응용에 따른 일련의 교수과정은 <그림 5>에서와 같이 순환적이다. 탐구 단계에서의 활동은 앞서 배운 개념의 응용을 필요로 하며, 탐구활동을 통해서 이끌어 낸 새로운 개념을 과학적 용어를 도입하여 정리해야 할 필요가 있다. 개념도입 단계에서 정리된 새로운 개념은 새로운 상황에서의 적용과정을 통하여 내면화 되고, 새로운 탐구활동에서 적용된 준비를 갖추게 된다.

 순환 학습은 매우 융통성 있는 교수 모형이다. 구체적인 물리적 경험이 부족한 아동들에게 탐구적 활동을 통하여 직접 구체적인 경험을 하도록 안내하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다. 그렇다고 해서 탐구단계에서는 반드시 직접 경험만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시범실험을 하거나 슬라이드를 보여준 후, 토론을 하는 것도 유용한 탐구단계에서의 활동일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순환 학습의 각 단계에서의 학습형태는 융통성 있게 변화될 수 있다. 중요한 점은 학생들이 그들의 선입 개념이나 사고 패턴에 의해서 쉽게 동화할 수 없는 학습상황을 제공해 줌으로써 지적 갈등을 느끼게 하고, 탐구 활동을 통하여 제기된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보다 적절한 새로운 개념이나 사고 패턴을 형성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림 5. 순환학습의 나선형 모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