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영어마을.

칠곡군 지천면 연화리의 대구경북영어마을.

 

상황체험동 방송국스튜디오에는 15명의 초등학생들이 뉴스 진행에 신바람이 났다. 아나운서로 나선 이동진(대구 동평초 4년)군은 큐 사인과 함께 녹화 램프가 켜진 촬영 카메라를 향해 자신이 작성한 뉴스 멘트를 발표했다.

 

지구 기상변화에 대한 발표가 끝나자 윌리엄(51) 교사가 "Great(잘 했어요)"라고 칭찬하며 발음에 대한 몇가지 지적을 해준다. 이날 영어마을에는 대구와 경북지역 초등학생 416명이 다양한 영어체험을 즐기고 있었다. 2007년 10월 대구경북 지역민들의 관심 속에 영진전문대학이 칠곡캠퍼스에 조성한 대구경북영어마을이 개원 3년째에 접어들었다.

 

올 4월까지 체험교육을 다녀간 인원은 4만1천460명. 초등학생 4~6학년을 중심으로 중학생·교사·공무원은 물론 기업체 임직원과 해외 대학생들까지 찾아오면서 그야말로 글로벌한 영어 교육장이자 체험 교육장으로 자리매김했다. 그 비결은 검증된 미국 원어민 교사와 미국 콜로라도주립대 사범대학과 공동으로 개발한 교육 콘텐츠에 있다는 평가이다. 개원 때부터 교육을 담당해온 미국인 교사진들은 기숙사에서 교육생들과 함께 숙식하며 수업과 연구를 병행해왔다. 여기에다 영진전문대학이 이루어낸 주문식 교육의 성공신화를 접목해 교사는 물론 직원들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인 결과 영어마을이 정상궤도에 오를 수 있었다는 것이다. 또한 지자체와 교육기관에서 아낌없는 관심과 지원을 해 준 것도 한몫을 했다는게 최미희 영어마을 교육운영센터장의 설명이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두 광역자치단체의 공동 지원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도 특이하다. 대구시에서 운영 사업자를 선정해 문을 연 이후 경상북도 학생들의 영어체험학습장으로도 협약을 맺은 것. 대구경북영어마을이 시행하는 또하나의 특별한 프로그램은 해외 어학연수를 대체하는 여름·겨울방학 초등학생 영어 심화과정. 원어민 교사와 일대일 레벨테스트를 실시한 후 학생들의 수준에 따라 개별교육을 함으로써 외화 유출을 막으면서 교육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는 것. 2009년 교육생 모집에서 더 많은 지원자들이 몰려든 것은 바로 이 같은 영어마을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신뢰와 교육 효과를 인정받은 결과이다.

 

대구경북영어마을은 지역 저소득층 학생들을 위한 사회적 배려에도 앞장서고 있다. 4박5일 과정에 현재까지 참여한 저소득층 학생은 3천700여명. 지자체와 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이들을 위한 별도의 '드림스텝(Dream Step) 프로그램'도 개발했는데 음악치료와 정서교육, 다문화 이해교육, 학교수업과 연계된 교과목 수업 등을 하고 있다.

 

대구경북영어마을은 12만1천977㎡의 부지에 자연친화적 시설과 이국적인 환경으로 조성돼 있다. 본관동, 창의동, 상황체험동, 기숙사동 등 캠퍼스를 겸한 4개동의 건물에 공항, 출입국, 은행, 기념품가게, 식료품가게, 패스트푸드점 등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상황체험 공간은 물론 특히 80석 규모의 맥도널더글라스사의  DC-9 실제 비행기를 도입해 체험학습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최근 경상북도의 지원으로 4박5일 체험과정에 참가한 정현인(칠곡 왜관초등 4년)군은 "과학실에서 태풍 발생에 대한 실험을 하고, 음악실에서 악기 연주와 이국적인 댄스를 배웠는데 마치 외국에 와 있는 것 같았다"고 즐거워했다. 조방제 대구경북영어마을 위원장은 "'글로벌 영진'이라는 슬로건 아래 대학의 교육운영을 차별화한 것이 영어특성화 전문교육기관으로 발전하는 배경이 됐다"며 "세계적인 명품 영어교육기관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문의 054)970-1500, www.dgev.ac.kr

 

 

출처 - 매일신문 / 칠곡·조향래기자